고정점과 조절점 찾기


숙련된 글자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선 다루는 게 굉장히 익숙해서 조형만 봐도 어떻게 점을 구성했는지 역산이 가능할 텐데, 최근 몇 년간 수업을 진행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해보곤 했다.

선으로 이루어진 글자를 A4용지에 출력해서 앵커포인트와 핸들포인트를 필기구로 표시하도록 했다. 벡터그래픽의 기반이 되는 베지에 곡선을 잘 체화하고 있는지 테스트해본 것인데, 의외로 꽤 많은 학생들이 핸들포인트를 반대로(...) 구사하는 경우가 있어서 꽤 놀랐다. 생각해보면 펜 툴을 다룰 일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누군가 만든 소스를 활용하고 배열하는 것만으로 결과물을 만드는 일이 많아졌다. 도구와 AI가 발전할수록 이런 일이 많아질 텐데, 기본기를 어떻게 다듬을지 고민이 드는 지점이기도 하다.

스스로 표시한 후에는 고정점과 조절점이 표시된 종이를 받아 자신이 작성한 종이를 비춰볼 수 있도록 했다. 조절점의 강약이 틀린 건 괜찮지만, 방향이 틀린 것은 베지에 곡선이 구현되는 원리에 대해서 다시 한번 되돌아보면 좋다.

고정점만 표시한 이미지

고정점과 조절점을 함께 표시한 이미지. 펜 툴을 다루는 것에 익숙한 디자이너라면 조절점의 위치에 따라 곡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